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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aily Life

#1

백치 애인 , 신달자



나에게는 백치 애인이 있다.

그 바보 됨됨이가 얼마나 나를 슬프게 하는지 모른다.

내가 얼마나 저를 사랑하는지 모른다.


별 볼 일 없이 정말이지 우연히 저를 만날까봐서

길거리의 한 모퉁이를 지켜 서서 있는지를 그는 모른다.


제 단골 다방에서 다방 문이 열릴 때마다

불길 같은 애수의 눈물을 쏟고 있는지를 그는 모른다.


또는 시장 속에서 행여 어떤 곳에서도

네가 나타날 수 있으리라는 착각 속에서

긴장된 얼굴을 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는

이 안타까움을 그는 모른다.


밤이면 네게 줄 편지를 쓰고 또 쓰면서

결코 부치지 못하는 이 어리석음을

그는 모른다.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.


적어도 내게 있어서 그는

아무것도 볼 수 없는 장님이며

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며

한 마디도 하지 않으니 그는 벙어리다.


바보 애인아.